요즘 을지로는 힙지로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레트로와 트렌디가 공존하는 동네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감성 카페, 공방, 노포 맛집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특히 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 있으니, 바로 "을지면옥"입니다.
무려 40년 이상 운영된 노포로, 서울식 평양냉면을 대표하는 집 중 하나로 손꼽히죠.
방문한 날은 평일 점심시간, 이미 줄이 제법 길었어요. 10분 정도 기다려 입장했고, 내부는 굉장히 단출하고 깔끔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오히려 신뢰감을 주더라고요.
손님 중에는 양복 입은 직장인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해서, 정말 동네 사람들이 사랑하는 집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주문한 메뉴는 단연 인기 1위인 물냉면(₩13,000).
국물 맛을 한 입 떠먹는 순간, ‘아~ 이래서 사람들이 찾는구나’ 싶었습니다.
평양냉면 특유의 맹맹함은 전혀 없고, 육수의 고소함과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어요.
과하지 않게 진하고, 깔끔한 끝맛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면은 메밀 함량이 높은 회색빛 면발로, 탱글하고 씹을수록 구수한 풍미가 나더라고요.
평양냉면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겐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곱게 간 고추냉이와 겨자를 살짝 풀어 먹으면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같이 간 지인은 비빔냉면을 주문했는데, 육수가 없는 대신 매콤한 양념장과 쫄깃한 면의 조화가 뛰어났습니다.
특히 양념이 맵기보단 깊은 맛이 있는 스타일이라 물냉면보다 오히려 더 맛있다고 평하더라고요.
냉면 외에 사이드로 수육(₩18,000)도 주문했는데, 이게 정말 별미였습니다.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고기, 그리고 아삭한 무김치와 함께 먹으니 어느새 접시는 깨끗해졌어요.
매장 정보 요약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 14길 13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도보 5분)
영업시간: 월토 11:0021:00 / 일요일 휴무
대표메뉴: 물냉면, 비빔냉면, 수육
가격대: ₩13,000~₩18,000
추천도: ★★★★★
총평
을지면옥은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진정한 평양냉면의 정석을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한 번 들러봐야 할 집입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 시원하고 깊은 국물 한 그릇이 간절할 때면 자연스럽게 떠오를 그런 맛집이에요.